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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번데기 되다. 인공 번데기 방 만들어주기

ariariaria 2022. 6. 3. 21:47

장수풍뎅이를 알에서부터 키우고 있습니다. 지난 포스팅에서 애벌레가 사는 흙을 갈아주는 내용에 대해 적어봤는데요. 그 애벌레가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새 번데기가 되었습니다. 이번에 장수풍뎅이 번데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인공 번데기 방을 만들어주었습니다.

 

 

# 번데기는 어느 날 갑자기

애벌레들이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, 문득 사육장을 보니 흙 안을 마구 돌아다닌듯한 약간 동굴이 파인 것 같은 자국이 눈에 띄더랍니다. 애벌레들이 꽤 굵어져서 움직이면 길이 생기더군요. 불편한가? 싶어서 흙을 또 한 번 갈아주었는데 며칠 후 두 마리 모두 흙 밖으로 나와있는 게 아니겠습니까. 걱정이 되던 찰나에 하얗던 애벌레들이 하루 이틀 만에 연한 갈색으로 변했습니다. 

 

흙이 너무 얕은게 문제였던듯.

 

장수풍뎅이 지식이 많지 않던 저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랐는데 아들이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는 거라고 하더군요. 그러면서 흙 밖에서 번데기가 되면 인공 방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하는 겁니다. 그제야 저도 당황하여 급하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, 원래 장수풍뎅이는 흙 속에서 번데기가 될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. 몸에서 어떤 액?? 을 배출하여 몸 주변에 보호막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꼼짝을 안 하고 3주에서 한 달가량을 번데기 상태로 지내며 성장을 하는 거죠. 그런데 그런 번데기 시기에 흙 밖으로 나와버리면 어쩔 수 없이 번데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인공 방을 설치해준다 합니다.

 

밖으로 나와버린 애벌레들

 

(신기하게 두마리가 번데기가 되는 타이밍이 조금 달랐는데 한 마리가 먼저 짙은 갈색이 되었고 이틀 후쯤 나머지 한 마리도 비슷한 색으로 변했습니다.)

 

 

# 번데기 인공방을 만들자

인공 방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한 거 같은데, 가장 쉽게 할 수 있을 거 같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휴지심 안에 번데기를 세워서 넣어준다가 있어서 따라 해 보았죠. 그런데 첫 번데기는 이미 좀 서있는 상태였어서 바로 위에서 심을 꽂아주면 될 것 같았습니다.

 

 

이렇게 이미 번데기가 되기 시작한 상태였어서 최대한 애벌레를 건드리지 않고 조심조심 휴지심을 씌워줍니다. 휴지심의 굵기가 일반적인 번데기의 사이즈에 알맞아서 잘 쓰인다는 거 같더라고요. 만약 빅사이즈 애벌레라면 좀 더 두꺼운 통을 써야겠죠? 아무튼 걱정을 한 것에 비해서는 아주 간단하게 작업이 끝났습니다. 이제 남은 건 매일 습기를 유지해주면서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가만히 방치해두는 것이라 합니다. 과연 무사히 번데기가 부화해서 멋진 장수풍뎅이를 만날 수 있을는지. 어설픈 사육자로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기다려봅니다.

 

마지막으로 꼬무락 꼬무락 거리는 귀여운 번데기 극초반 모습 올려봅니다.